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 이해력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자주 받습니다. 실제로 OECD 조사에서도 한국 성인의 금융 이해력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이 혼자서 돈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된 금융 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작은 선택 하나가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융 이해력이 부족한 사회에서 개인이 특히 주의해야 할 세 가지 지점을 살펴봅니다.
복리를 모르면, 이자는 늘 남의 것
금융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 중 하나는 바로 ‘복리’입니다. 복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가 원금에 더해져 다시 이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단리 개념에 머물러 있거나, 복리의 위력을 체감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연 5% 수익률로 1,000만 원을 10년간 단순 투자했다고 생각해보면, 단순 계산으로는 500만 원 수익입니다. 하지만 복리로 운영하면 약 628만 원의 수익이 발생해 전체 자산은 1,628만 원이 됩니다.
문제는 금융 상품 대부분이 복리의 구조를 가지지만, 수수료와 세금, 중도 해지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복리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복리를 ‘이해’하는 것과 ‘현실에서 누리는 것’은 또 다릅니다.
적금, 예금, 연금저축, 펀드 등 장기 상품일수록 수익률보다 수수료 구조와 복리 효과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리스크 감각 부족, 고수익 미끼에 흔들리는 사람들
금융 이해력이 낮은 사회에서는 ‘리스크 감각’이 결여되기 쉽습니다. 수익률에만 집중하고, 그 수익을 얻기 위한 위험은 상대적으로 간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최근 몇 년간 가상자산이나 테마주, 고수익 부동산 투자 등에서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수익만 보고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뜻이며,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투자의 결과가 개인의 신용, 재무, 심리 상태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은퇴 직전 세대는 투자 회복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투자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최대 손실 시나리오’입니다.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고, 그 이후 대안은 무엇인지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정보는 넘치지만, 제대로 고르는 눈이 없다
지금은 정보를 몰라서 실수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보가 넘쳐서 실수하는 시대입니다. 유튜브, 블로그, 커뮤니티, SNS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금융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 중 상당수는 왜곡되거나 광고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금융 이해력이 낮은 개인일수록 이런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판단 착오를 일으키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절세 상품’ ‘국가 정책 자금’ ‘인생 역전 투자법’ 등입니다. 말만 그럴싸할 뿐, 정작 본인의 상황에 맞지 않거나 리스크가 과대포장된 정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접할 땐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자기 상황에 맞는지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부, 공공기관, 금융감독원, 은행 등에서 제공하는 공식 자료나 객관적 비교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안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금융은 몰라서 잃는 경우보다, ‘안다고 착각해서’ 잃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복리의 원리, 리스크 감내력, 정보 판단력 이 세 가지는 금융 이해력의 핵심 요소이며,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기본입니다.
사회 구조가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시대일수록, 개인은 더 많이 알고, 더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점검해보는 습관이 결국 더 큰 비용을 줄이고,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