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가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제 새로운 리더, 그렉 아벨을 맞이하게 됩니다. 60년 가까운 경영 끝에 물러나는 전설적 투자자의 결정은 단순한 인사 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버핏의 은퇴가 가진 경제적·문화적 함의와 후계자의 역할에 대해 살펴봅니다.
버핏의 시대, 숫자 그 이상을 만든 투자 철학
1965년, 당시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워런 버핏은 그 회사를 2025년 현재 시가총액 1조 1천억 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복합기업으로 키웠습니다. 단순한 수익률을 넘어 ‘장기 투자’, ‘기업 가치’, ‘검소한 삶’ 등의 철학은 투자계에 깊은 영향을 남겼고,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나침반 같은 기준이 되어 왔습니다.
94세가 된 그는 이번 연례 주주총회에서 직접 은퇴 의사를 밝혔고, 그렉 아벨을 후계자로 추천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대주주로 남지만, 경영의 최종 책임은 이제 아벨에게 넘어갑니다.
새로운 리더 그렉 아벨, 계승인가 변화인가
버핏이 지목한 후계자 그렉 아벨은 캐나다 출신으로,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이끌어 왔습니다.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과 장기적 관점, 신중한 의사결정 등 버핏과 유사한 점이 많아 ‘자연스러운 승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벨은 이미 수력발전과 에너지 부문에서 성장 전략을 입증했고, 경영진과 주주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쌓아온 인물입니다. 다만, 전례 없는 성공을 이끈 버핏의 존재감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만큼, 그의 리더십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향후 몇 년이 말해 줄 것입니다.
한 인물의 퇴장이 던지는 더 큰 질문
버핏의 은퇴는 단지 한 기업의 CEO 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반세기 넘게 시장과 사회에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무역은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는 그의 발언처럼, 국가 간 번영도 제로섬이 아닌 ‘함께 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해 왔습니다.
버크셔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주식시장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A주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이제 그 무게를 이어받은 아벨의 첫 행보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의 은퇴는 투자 세계의 큰 변화를 알리는 사건입니다. 그가 남긴 것은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니라,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챕터는 그렉 아벨이 써 내려갑니다. 그가 버핏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또 어떻게 새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나갈지는 버크셔는 물론 시장 전체가 지켜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